여기저기/담금주

참 당귀와 산도라지

부뜰이(윤종국) 2019. 9. 8. 20:54

 

 

 

 

 

2019년8월25일 강원도 양구군 동면 도솔산에서 참당귀 체취하여 3일동안 건조하여 담금 5리터

 

당귀의 효능과 유래

돌아오지 않는 남편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큰 산이 있었습니다. 그 산 속에는 아주 귀중한 약재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지만 독사와 맹수들이 득실거려 약초를 캐러 가는 사람은 아주 드물었습니다.
산 밑에는 마을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루는, 마을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들 중에 누가 담이 제일 큰지 내기를 해볼까?"
"그야 물론 나지!"
"아니야, 담이 제일 크다면 나 말고 또 누가 있겠니?"
청년들은 서로 자기가 최고라고 우겨댔습니다. 그 때, 언제나 겁쟁이라고 놀림 받던 키 작고 몸도 약한 청년 하나가 나서며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항상 나를 겁쟁이라고 놀려 대지만 사실 나보다 담이 큰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거야."
"하하하, 네가 우릴 웃겼어. 그럼 너 혼자 저 산속에 들어가 약초를 캐 올 수 있단 말이지?"
청년들이 비웃듯 그렇게 말하자 몸이 약한 청년은 자리에서 벌쩍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그 따위 약초 캐 오는 것쯤이야 누워 떡 먹기야, 두고 봐, 내가 약초를 캐 와서 너희들 그 '겁쟁이 병'을 고쳐 주겠다!"
"됐어, 그만 웃겨! 약초는커녕 독사나 맹수에게 물려 죽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영혼 되찾는 약'을 구하러 떠나야 하니까!"
청년은 몹시 자존심이 상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약초를 캐 와서 그들의 콧대를 팍 꺽어 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청년은 그 길로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먼 산에 가서 약초를 캐 오겠습니다."
청년의 어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네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느냐? 그 산이 보통 산인 줄 아니?"
"그런데 이미 친구들과 약속했는 걸요!"
어머니는 펄쩍 뛰며 말했습니다.
"얘야, 네가 지금 바른 정신으로 하는 말이냐? 만약 불길한 일이라도 생긴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우리 가문의 대가 끊어진단 말야."
청년은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남자의 한마디 말은 천근의 금처럼 귀중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미 친구들과 약속했습니다. 그런에 이제 와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러잖아도 '약골'이니 '겁쟁이'니 하고 나만 보면 놀리는 판인데...... 그렇게 되면 앞으로 저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겁니다. 어머니도 그 수모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아들의 이야기를 한동안 묵묵히 듣던 어머니는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그래, 남자끼리 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나도 더 이상 말리지 않겠다! 그러나 너에게는 이미 결혼하기로 약속한 처녀가 있지 않니? 먼저 혼례를 올리고 떠나도록 해라!"
"어머니,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여 청년은 날짜를 서둘러 약혼한 처녀를 색시로 맞아들였습니다.
결혼식을 올린 날부터 두 사람은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이야기를 해야지! 아니야, 내가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부인이 얼마나 실망할까?'
청년은 신혼의 단꿈을 깰 수 없어 감히 산속으로 약초를 캐러 가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어느덧, 세월은 눈 깜짝할 사이 몇 달이 지났습니다.
마을 청년들이 또 한자리에 모여 신혼의 청년을 보고 말했습니다.
"겁쟁이! 약초를 캐러 간다구? 그때 큰소리는 잘도 치더군!"
"지금 새색시에 홀랑 빠져 있는데 약초가 어디 있어?"
"거짓말쟁이야, 솔직하게 겁쟁이라고 인정해!"
청년은 더 이상 듣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너희들 마음대로 실컷 지껄여! 그러나 두고 봐, 나는 한번 한 약속은 꼭 지키고 말 테니까!"
"하하하, 그래도 계속 큰소리야!"
체면을 중하게 여기는 청년은 그 말을 듣고 참을 수 없어, 당장 집으로 달려가 부인에게 대뜸 약초를 캐러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여보, 내일 약초를 캐러 떠날 테니 준비 좀 해주시오!"
"약초라니요? 우리 집에 아픈 사람도 없고, 농사만 지어도 밥 걱정 않고 살 수 있는데 약초를 캐러 가시겠다니 그 무슨 말씀인가요?"
청년은 그제서야 지금가지 일을 부인에게 털어 놓았습니다.
부인은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남편의 가슴에 머리를 묻었습니다.
"안 됩니다. 당신을 보낼 수 없습니다. 그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습니다. 절대로 가시면 안됩니다."
청년은 부인을 위로했습니다.
"이 세상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남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인이란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소? 지금 친구들은 내가 새 색시에게 빠져 약속을 어긴 거짓말쟁이라고 놀려대고 있소. 나는 사실 그런 못난이가 아니라 그 말을 듣고는 참을 수가 없소."
"당신 혼자 떠나면 저는 어떻게 살란 말인가요? 가시겠다면 저도 함께 떠나면 나이 많은 어머니는 주가 돌봐 드립니까? 삼 년만 기다려 주시오. 내가 약초를 많이 캐 돌아올 테니...... "
어머니는 아무 말 못 하고 옆에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어머니, 조금도 걱정 마세요. 아무 일 없이 약초를 캐 올테니까요. 그리고 집사람 잘 부탁합니다."
어머니는 먼 곳을 보며 말했습니다.
"그래, 잘 다녀오너라!"
"어머니, 제가 지금 떠나면 아마 삼 년은 걸릴 것입니다. 만약 삼년이 지나도 제가 돌아오지 않으면 죽은 줄 아시고 제 집사람에게 다른 곳으로 재가를 해도 좋다고 말해 주세요."
"그래, 알았다. 젊디젊은 여자가 남편없이 혼자 살 수는 없지!"
이튿날, 청년은 약초를 캐러 떠났습니다.
청년이 떠난 뒤, 늙은 어머니와 부인은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꾸려 나갔습니다.
부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시어머니 몰래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생각했습니다. 밤마다 달을 보고 별을 보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서방님, 빨리 돌아오세요! 어머님도 매일 서방님 돌아오시기만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나 한 해가 지나도 남편에게서는 한마디 소식이 없었습니다.
또 한 해가 무정하게 지나갔습니다.
"떠난지 벌써 2 년이 되었는데 어찌 소식조차 없을까?"
시어머니와 부인은 눈물과 한숨으로 나날을 보내며 그래도 오늘 내일 하고 청년이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남편 생각에 뜨눈으로 밤을 새우기 두 해 반, 부인의 몸은 점점 쇠약해졌습닏.
얼굴은 창백해지고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럽고 넘어지려 했습니다.
"이러다간 서방님 오시기 전에 내가 먼저 죽는 게 아닐까?"
시어머니는 그런 며느리가 안쓰러워 눈이 마주칠 때마다 위로해 주었습니다.
"얘야, 힘을 내라. 너까지 병 나면 이 늙은이는 혼자 어떻게 사냐? 부인병과 빈혈에는 많이 먹고 잠을 푹 자는 것이 제일이야!"
남편이 약초를 캐러 산속으로 들어간지 3년이 지난 어느날,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조용히 불렀습니다.
"얘야, 떠난 지 3년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무슨 불길한 일이 있나 보다. 더 이상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을 것 같으니, 늙어서 추하게 보이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도록 하여라. 네 서방도 떠날 때 그렇게 말하고 갔단다."
며느리는 그 말을 듣고 아주 섭섭했습니다.
"아닙니다. 어머님. 서방님은 꼭 돌아오실 겁니다. 좀 더 기다려 보겠습니다."
며느리는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돌아서서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또 몇 달이 지나갔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불러 다시 타일렀습니다.
"이러다간 큰 병이 나겠다. 이 늙은이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고 친정에 가서 몸조리나 하고 있다가 마땅한 혼처가 나오면 다시 시집을 가도록 하여라."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권유에 못 이겨 친정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마침 좋은 혼처가 있어 다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느리가 다시 결혼한 며칠 뒤, 약초 캐러 갔던 청년이 돌아왔습니다. 온 마을이 떠들썩했습니다.
"그 겁쟁이가 약초를 많이 캐 왔어!"
"약골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군!"
"글세 말야. 정말 보통이 아니야."
마을 사람들은 당당하게 돌아온 청년을 보고 모두 한마디씩 했습니다. 청년은 곧장 집을 달려갔습니다.
"어머니, 제가 돌아왔습니다!"
"여보, 내가 돌아왔소! 어서 나와 보시오!"
그러나 방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은 늙은 어머니뿐이었습니다.
"어머니, 그 동안 고생이 많았죠? 그런데 집사람은 어디 갔습니까? 밭일 나갔습니까?"
어머니는 고개를 내저으며 힘없이 말했습니다.
"네가 떠난 지 3년 하고도 여섯 달이 지났어. 그 얘는 너를 기다리다 병까지 나서 친정에 보냈지. 그리고 마침 좋은 혼처가 있어 다시 결혼을 했단다. 가슴이야 아프겠지만 너도 지난 일 다 잊고 새 출발을 하도록 하여라!"
아들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실망했습니다.
"내가 왜 좀 더 일찍 돌아오지 못했을까......"
아들은 어머니 손을 잡고 부탁했습니다.
"어머니, 저는 지금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얼굴이 죽고 싶도록 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한 번만이라도 만나 볼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소원입니다!"
어머니는 그토록 괴로워하는 아들을 차마 볼 수 없어 마을 사람에게 부탁하였습니다.
마을 사람은 이미 남의 아내가 된 부인을 찾아가 남편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부인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습니다. 그리고 흑흑 흐느껴 울기만 했습니다.
마을 사람이 말했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옛 정을 생각해서 한번만 만나 주시오."
이튿날, 두 사람은 만났습니다. 부인이 원망스러운 듯 말했습니다.
"그동안 서방님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아세요? 3년이란 그 세월이 얼마나 지루하고 길었는지 아세요? 그러나 좀 더 기다리지 못하고 재혼한 저는 마음을 칼로 도려내는 듯 아프고 쓰립니다. 저를 마음껏 욕해 주세요...... "
청년은 길 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아니오. 나를 꾸짖어 주시오!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오. 내가 늦게 돌아온 것은 친구들과의 약속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이왕 약초를 캐러 갔으니 조금이라도 많이 캐 와서 당신의 고생을 덜어 주려고 했기 때문이오. 그리고 어머니와 당신에게 비단 옷이라도 몇 벌 사 드리고 좀 편하게 살려고 했던 것인데 이제 그걸 누구에게 주겠소?"
청년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계속했습니다.
"듣기로 그 동안 늙은 어머니 모시고 고생하느라 병까지 났다고 하더니, 정말 몸이 많이 허약해졌군요. 자, 이걸 받으시오. 이걸 팔아 좋은 보약이라도 지어 먹고 건강을 되찾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빌겠소."
청년은 약초 한 망태기를 부인 앞에 던져 놓고 돌아갔습니다. 부인은 옛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제서야 목을 놓고 엉엉 울었습니다.
"그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지도 못하는데 오래 살아 봤자 뭘 하겠나? 차라리 저 약초를 한꺼번에 다 먹고 중독이 되어 죽어 버려야지!"
그렇게 생각한 부인은 그 자리에서 약초를 질겅질겅 씹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독은 되지 않고 며칠 지나니 얼굴에 혈색이 돌고, 앓던 부인병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어떤 사람이 부인에게 물었습니다.
"부인, 무슨 약을 먹었기에 그렇게 생기가 돕니까?"
부인은 청년이 준 약초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약초 뿌리를 먹었더니...... "
그 때부터 사람들은 이 약초를 부인병 치료제로 썼으며, 뒤에 어떤 사람이 이 약초를 재배하면서 마땅할 당(當)과 돌아올 귀(歸)자를 써서 당귀(當歸)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당귀란 말은 아래 시구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장부당귀이불래:丈夫當歸而不歸" : "돌아오겠다던 남편 돌아오지 않자"
"폐득노파개가인:閉得老婆改家人" : "시어머니 등쌀에 재가를 하다"
라는 이 전설은 중국 안휘성 장천 지방에서 전해 내려온 이야기입니다.

 

 

 

2019년8월31일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사금지맥 2구간에서 산도라지 체취 3일동안 건조하여 담금 2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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